서울 문래초등학교  사진예술교육: < 육학년 이학기 >

시간을 되돌아보니 정확히 1반 아이들 수업에 다녀오고부터 7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. 오늘은 집을 나서서 학교로 가는 길에, 다시 학교를 돌아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지난 날들을 되짚어보았어요. 참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. 일로써도 사진을 찍는 일이 즐겁지만, 사진을 시작하고서 그동안의 시간 중에 가장 보람찼던 날들이 아니었을까 싶어요.

처음 작가를 꿈꾸며 했던 생각은 제 작은 시선이, 그 시선을 경유하여 나온 사진들이 언젠간 이 세상에 큰 행복을 전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.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항상 다짐하면서도 꾸준했었는데, 10년 만에 그 꾸준함에 보답받는 기분이 들었어요. 수업 내내. 물론 제 사진으로 통한 것은 아니었지만요, 저 스스로 직접 생각하고 기획한 사진 교육을 아이들에게 전할 수 있었다는 것에 오늘 하루는 저에게도 박수 보내고 싶은 날입니다. 수업을 준비하면서는 단 한 명의 아이에게 만이라도 이 사진이라는 것을 통해 세상을 따듯하게 바라보게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수업의 목표는 최고에 달성할 것이라 생각했는데, 소감문들을 읽어보니 그 목표에 100배는 더 좋은 결과를 낸 것 같습니다.

선생님, 저의 올해는 그랬어요. 제 상황에 정말 좋은 타이밍으로 함께해주신 분들이 많았고, 그분들 덕분에 지속적으로 행복했다고 확신합니다. 선생님은 그분 중 한 분이세요. 스무 살 이후로 제가 처음으로 존경할 수 있는 선생님이 생겼고, 앞으로도 오래도록 존경하고 싶습니다. 7개월 동안 오고 가면서 누군가를 가르치는 사람에 대한 선한 정의와, 완벽한 모습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. 중간에서 함께 기획해주시고, 다른 분들과 이야기 전달하는 과정도 쉽지 않으셨을 텐데 선생님께 가장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. 2반 선생님께서 아까 나오는 길 배웅해주셨는데, 조만간 선생님과 같이 저녁 한번 먹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. 저는 서울로 자주 오고 가니 다시 연락 나눠서 따듯한 밥 한 끼 먹어요.

끝은 늘 새로운 시작이죠, 언제나 설레는 순간입니다. 더불어 아이들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면서,
저 또한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갑니다. 선생님! 7개월 동안 감사했습니다. 그리고, 다시 한번 존경합니다!

- 사진가, 혹은 사진작가, 또는 아이들의 삶에 잠시 나타나 작은 선물을 주고 간 산타(?) 안재규 드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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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소 : 서울 문래 초등학교
기간 : 2018.05.04 ~ 2018.12.04